- 기획 이야기 🕹 게임 기획은 무엇인가?2024년 02월 25일 18시 48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Astroboi반응형
1. 게임?
게임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에는 어렵다. 게임을 정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 개인마다 게임에 대한 경험이나 개념이 다르다. (가치관)
- 게임의 개념은 계속하여 변화/진화하고 이 형태나 개념을 규정하는 것은 힘들다.
개인마다 게임에 대한 경험이나 개념이 달라 규정하기 힘들다. 나도 스스로 게임의 정의를 내린 적은 있으나, 이걸 포스팅에 기재하며 정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게임은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다. 예를 들어, 전자 기기가 없던 시절의 게임은 지금과는 완전 다른 형태였다. 몸을 쓰는 게임에서 의자에 앉아 혼자 즐기는 게임으로, 혼자에서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다 같이 즐기는 게임으로, 그리고 지금은 VR 기기와 같은 고도화된 기기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는 게임의 형태나 개념을 하나로 규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게임의 정의는 이미 성공한 게임으로 검증된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가치관에 따라 정의한 내용을 살펴보려고 한다.
문명 시리즈를 만든 시드마이어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고 정의했다. 게임 기획이론의 저자 앤드류 롤랑스와 어니스트 아담스는 게임을 "가상의 환경에서 제공되는 도전 과제들의 묶음" 및 "참여, 상호 반응, 엔터테인먼트"로 정의했다. 이 처럼 성공한 개발자마다 게임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방식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가치관에 따른 게임의 정의를 살펴보면 무엇이 게임의 중요 요소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검증된 개발자들의 가치관에 따르면 꼭 "게임 = 재미" 공식은 아닌듯하다. 게임이 재밌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특정 게임이 재밌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게임은 "재밌는 것"이라고 정의하거나 생각하기보단, 게임은 "흥미롭고, 선택의 연속이고, 도전 과제가 존재하며, 참여 가능한, 그리고 상호 반응이 발생하는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해보는건 어떨까?
2. 게임 기획?
게임 기획(Game Design)은 말 그대로 게임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사실상 게임이 변화무쌍한 것과 같이, 게임 기획도 한 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 이는 회사가 원하는 게임 기획의 볼륨(Volume)이 다르기 때문이다. A 회사는 "콘셉트"만 작성하길 원하고, B 회사는 "개발 문서" 및 "작업명세서"까지 기획자가 문서화해주길 원한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획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기술들이 변화한다. 단순히 재밌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만으로는 업무가 불가능하고 더 세부적인 경험과 기술 그리고 엔진 혹은 스크립팅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거나, 현재 게임 기획자라면 늘 공부하고 트렌드를 조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3. 게임 기획자?
앞서 게임 기획을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 게임 기획자는 무엇일까? 무언가 애매 모호한 포지션의 직군이 아닐까?
맞다.
적어도 나는 "게임 기획자는 게임의 기반을 설계하는 건축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는 "게임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는 PD"와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게임 개발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해당 이슈를 처리하기 위해 유연하게 기름칠을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모두 다 맞는 말이다. 게임 기획자는 단순히 게임 기획서만 작성하지 않고 (특정 업무에 국한되어 있지 않음) 다양한 사항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다양한 역량이 요구되는 직군이다.
회사에서 기획자는 혼자서 일 할 수 없다.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논의하고 대화를 해야하며, 자신이 생각한 기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문서를 도구로서 사용할 뿐이다. 즉,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획 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타인에게 공유하고 설득시키고 개발에 필요한 명세를 작성하고, 각 담당자 (클라이언트, 서버, 원화, UI, 연출, 애니메이션)의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리드하고 조율하는 직무다.
4. 게임 기획 업무
기획 업무는 크게 6가지 업무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업무는 단일 업무로 진행되기 보다는 자신의 기획과 연관된 업무 영역을 복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게임 기획은 밸런스, 시스템, 컨셉, 레벨, UI, 시나리오의 6개 업무 영역으로 분류되며, 각 업무의 영역에 따라 주요 담당 업무(전문성)를 토대로 세부적인 “기획 파트”로 구성된다. 게임 장르와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분류가 변경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6개 항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특정 부분을 담당하여 기획을 시작해도 다양한 업무가 서로 연관되어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정 업무 영역에 대한 경계가 사라진다.
4-1. 밸런스 기획
- 형평성을 위하여 수치를 조정하는 일
- 서비스 데이터 분석
개인적으로 기획 업무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다. 보통 이과 출신이나, 연차가 많은 시니어 분들께서 담당하곤 한다. 끊임없이 게임 속 수치를 조정하는 일을 하다 보니 숫자에 익숙한 분이 맡는다. 예를 들어, Lv.1 ~ Lv. 100까지 레벨 별 필요 경험치는 몇으로 설정할지, 특정 이벤트를 클리어하면 보상을 얼마나 제공할지, 캐릭터의 이동 속도 및 점프 높이는 얼마로 설정할지.. 등 게임의 정밀한 부분들을 설정하는 직무다. 밸런스 기획을 통해 게임의 난이도/재미가 증감될 수 있으니 많은 고민과 테스트가 필요한 직무다. 또한, 결과물이 게임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결정이 필요한 직무다.
4-2. 시스템 기획
- 게임의 프레임(Frame)을 만드는 직무
- 시스템 규칙 설정
- UI/UX 기획
- 게임 DB 설계
콘텐츠를 찍어내기 전에 모든 콘텐츠를 특정 규칙 안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직무다. 즉, 만들어진 시스템 기반으로 생성되는 것들을 콘텐츠라고 부른다. 따라서, 콘텐츠들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직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맡은 여러 직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스템 기획 단계에서는 기획자가 시스템 설계를 하고 난 뒤, 개발팀, 아트팀, 연출팀 등 다른 직군들과 논의를 통해 개발 방향을 정한다. 하지만, 시스템 개발 단계에서 특정 직군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 게임 개발 전체가 한쪽으로 치우쳐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획자가 중간에서 조율을 잘하며 기획자의 기획 의도가 잘 녹아드는 시스템으로 설계 및 개발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획자와 개발자는 추후 생성될 콘텐츠들을 미리 시뮬레이션하여 시스템 기획에 어떤 기능들이 담겨야 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4-3. 컨셉 기획
- 캐릭터 기획
- 몬스터 기획
- NPC 기획
캐릭터(모든 캐릭터는 Actor로 정의)의 외형부터 스킬, 시나리오, 애니메이션, 전투 방식등 Actor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기획한다. 콘셉트는 단순 외형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를 기획하는 것으로 캐릭터(Player Character)부터 몬스터(Monster), NPC(Non Player Character)까지 다양한 부분을 작업하며, 각 항목에 따라 다양한 세부 항목의 업무의 차이가 있다. 또한 게임 장르와 콘셉트에 따라 기획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항목이 다양하게 변화한다.
4-4. 레벨 기획
- 맵(Map / World) 기획
- 던전의 단계(Level) 기획
- 게임 난이도와 테마 기획
레벨 기획자는 맵, 세계, 혹은 던전의 난이도와 테마를 기획하는 기획자다. 주로 맵(또는 월드)의 컨셉 및 임시 레벨 기획 및 내부에 콘텐츠를 설계하고 이를 게임에 적용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레벨 디자인은 월드 내 다양한 콘텐츠의 사용자 동선 설계부터 각종 퍼즐 요소까지 매우 방대한 영역을 담당한다.
4-5. UI / UX 기획
- UI / UX 콘셉트 기획
화면에 표시되는 UI 기능을 기획한다. 화면 레이아웃, UI 기능 각종 예외 처리 UI Flow, UI 프레임 설계 및 상황에 따라 스크립트 기획등이 포함되며, 단일 작업보다는 콘텐츠에 따라 다른 기획과 함께 작업되는 경우가 많으며, UI디자이너 및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어와 협업이 매우 중요한 파트이기도 하다.
4-6. 시나리오 기획
- 게임 설정 기획
- 게임 대화 기획
시나리오 기획자는 '게임 설정' 그리고 '게임 대화'를 기획하는 직무다. 게임 설정은 '게임의 주 배경, 시대, 주인공 캐릭터, 서브 캐릭터, 메인 스토리' 등.. 게임 스토리의 배경을 기획하는 일이다. 그리고 게임 설정을 토대로 캐릭터, 몬스터, 스테이지 등 여러 콘셉트들이 형성된다. 시나리오 기획자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스토리와 설정을 기획하여 유저들을 게임 세계관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쉽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는 직무다.. 매력적인 설정을 지닌 게임을 예시로 들자면, 2022년 GOTY를 받은 엘든 링의 세계관 설정이 있다. 엘든링의 설정은 '왕좌의 게임'의 작가인 조지 R.R. 마틴이 담당했다고 한다. 그 만큼 게임 스토리는 유저를 게임 속으로 묶어둘 수 있는 강력한 요소이기 때문에 보통 국문학을 전공하셨던 분이나, 작가님들이 전문적으로 시나리오 기획을 진행하곤 한다. 하지만, 무조건 글쓰기 전문가들만 시나리오 기획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니어 급에서 단순히 대화 생성하는 DB 테이블 작업을 맡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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